한국콘텐츠진흥원 <11011101 1과 0사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

태그
저자
권도연, 하박국
출판사
발행연도
2017.11.01
상태
읽음
아카이브

음악이 인공지능을 만났을 때

영기획 하박국 대표

오늘 ''11011101 1과 0사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에 다녀와 후기를 적어 봤다.

''11011101 1과 0사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이벤트에 다녀왔다. (실시간으로 본 건 아니지만) MTV가 탄생했을 때가 떠올랐다. 음악을 표현하는 새로운 수단이 생겨났으나 아직 그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형태로 변하게 될지 모르는, 촌스럽고 이상하지만 신기한 그런 느낌. 당장 시장에서 실용화될 수 있고 반응이 좋을 것 같은 기술은 스캐터랩 - ScatterLab의 셀렙봇이었다. 전에 스캐터랩의 텍스트앳과 진저를 사용하며 놀란 적이 있다. 분석력도 분석력이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점이 인상깊었다. 필요는 서비스의 충성도로 이어지는데 셀렙봇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에 열광하고 텍스트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게 편한 세대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서비스다. 서비스 초기엔 상대가 ‘봇’이라는 점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는 운영에 따라 얼마든지 보완하고 확장할 수 있을 듯하다. 돈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스캐터랩에 투자하고 싶을 정도. 나머지는 대부분 인공지능이 만든 소스를 바탕으로 음악가가 협업해 직접 음악을 만들거나 음악을 분석해 즉각적인 인터랙션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신기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과정과 관계 없이 기존의 결과물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알기 어려웠고 후자의 경우는 만들어진 결과물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뭐,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였으니. 가장 쇼케이스로서 완성도가 높았던 건 Atmo: Generaive music for spatial atmo-sphere. 현장에서 무용수가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그에 맞춰 미리 디자인된 사운드 소스가 실시간으로 인터랙션하며 그에 맞는 연주를 하는 쇼케이스다. 건축가 하태석 씨의 인스톨레이션과 무용수의 움직임, 그리고 섬세하게 디자인된 하임 누나의 사운드 소스 그리고 이를 상황에 맞춰 프로그래밍한 인공지능의 음악이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오늘 이벤트를 보며 인공지능이 앞으로의 음악 테크놀로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 봤다. 장르 뮤직의 데이터를 수집 후 각 요소를 데이터화 하고 인공지능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이를 결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정작 인간 음악가가 이를 따라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패턴화 된 장르 뮤직의 알고리듬을 추출한 후 조금씩 변화를 줘 양산형 음악을 만들어 스트리밍 서비스에 무한히 공급하는 일은? 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도 이미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Kanye West가 스트리밍 서비스 된 자신의 음악을 자신의 만족도에 닿을 때까지 계속 고친 것처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실시간으로 반응을 수집하고 이에 맞춰 인공지능이 음악을 수정하는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보여준 것처럼 인간과의 협업은 곧 어렵지 않은 작업이 될 테고.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자신만 알아들을 수 있는 신호체계로 음악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즐기게 되는 날도 올 것이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작업이라 시행착오도 많고 힘든 점이 많았을 텐데 오늘 무대 만드신 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여한 6팀 중 4팀에 아는 이가 속해 있었는데 모두 오전 시간대에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