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일
January 22, 2015
저자
Gareth Murphy
출판사
Serpent's 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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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중
상태
읽을 예정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대표 글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0210573017698614&id=1141611570
인디 음악 생태계에서 가장 위태한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비싼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라이브클럽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이 음반 제작의 금전적 리스크를 대부분 부담해야 하는 음반 제작자. 그리고 그 다음이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음악가들과 달리 풀타임으로 일해야 하는 A&R과 매니저들이다. 내 생각에는 그래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창작을 지속할 수 있는 음악가들은 이들에 비하면 할만한 편이다. 그래도 결국에는 지멋과 자뻑으로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나마도 문제인 것은 그렇게 로망을 가지려고 해도 그게 전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소한 음악가들은 누군가의 음악을 카피하며 음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역할 모델을 갖는다. 그리고 대중음악의 역사는 수없이 많은 위대한 음악가들의 세세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아무러 허접한 음악가라도 한번은 스스로가 비틀즈가 되거나 너바나가 된다는 상황을 꿈꿔볼 수 있다. 그런데 음반제작자가, A&R이, 매니저들이 비틀즈나 너바나를 역할 모델로 삼을 수는 없는 거잖아? 근데 유명한 음반제작자나 매니저 중에 아는 사람...? 브라이언 엡스타인과 조지 마틴 정도? 이처럼 사례가 빈약하다보니 10년 후에 20년 후에 자기가 무엇이 될 지 꿈 꿀 근거조차 없게 된다. 역할 모델의 부재는 비전을 없게 하고 비전의 부재는 현 상황의 막막함에 패배하게 만든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1850년 녹음 기술의 발명 이래로 음반 산업을 만들어 온 제작자들과 여러 재능 있는 음악가들을 발굴한 A&R들의 일대기다. 작년 여름에 런던에서 사왔는데 원서라서 처박아놓고 있다가 최근에 킨들 버젼으로 새로 구입해서 다시 읽고 있다. 드디어 업계의 '전설' 존 해먼드가 등장했다. 하라는 일은 제대로 안 하고 딴 짓 하다가 여러번 짤렸던 젊은 시절 이야기. 그 와중에 빌리 홀리데이를 발굴했고... 그런데 그 버릇은 버리지 못하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대한 후에도 회사 일은 안 하고 딴 짓하다가 짤렸는데 그 회사가 막 "LP"라는 포맷을 소개한 콜롬비아고 그 딴 짓이 피트 시거의 음반을 제작하는 것이었다는 대목까지 읽었다. 이모저모로 흥미진진한데, 확실한 것은 20세기 초반에도 음반 산업의 규모가 만만치 않게 컸고-최소한 '물리적 음반'에만 초점을 맞추면 지금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을 지도-라디오의 발명이 그 산업 규모를 3년만에 10분의 1로 줄여버린 건, 사실 스트리밍이 초래한 음악 산업의 위기보다 훨씬 더 컸다는 점이다. 그걸 극복하고 음악 산업을 부활시킨 동력은? 전후의 긍정적인 재건 분위기, 그리고 로큰롤의 탄생이었다. 이제 로큰롤을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읽을 예정이다. 로큰롤 음악 혹은 그것을 만든 음악가들의 얘기고, 로큰롤 음악가들을 만들고 팬들을 만들고 생태계와 산업을 만들고 그 돈벌이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